전자공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소자는 MOSFET입니다. MOSFET은 Amplifier, Op amp, inverter 등 수많은 회로에 사용되는 소자로, 반도체의 기초가 되는 소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래 전자공학을 배우면 BJT와 pn 접합에 대해 먼저 배우지만 전자공학에서는 주로 MOSFET을 다루기 때문에 스킵하겠습니다. 먼저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또 제 그림 솜씨를 뽐내기 위해 간단한 비유를 해봅시다!
하늘을 닫는 맨홀
자 우리가 신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하늘 위에서 너무 심심한 나머지, 우리는 하늘에 큰 구멍을 뚫어 버리고 그 구멍을 막을 수 있는 맨홀 뚜껑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 맨홀 뚜껑으로 여러가지 장난을 해볼 수 있는데요. 맨홀 뚜껑으로 구멍을 덮을 수도 있고 에라이~ 하고 뚜껑을 멀리 치워버릴 수도 있습니다. 맨홀로 구멍을 막게 된다면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비를 맨홀이 막아주게 됩니다. 결국 땅 위로 비는 한 방울도 흘리지 않게 되고 사람들은 화창한 날씨를 맘껏 누리겠죠. 반대로 우리는 구멍을 그대로 둬서 땅에 비가 쏟아져 내리게 할 수 도 있죠. 저희 맘대로요!
심심한 상상이지만, MOSFET이 하는 역할은 이렇게 신이 되어 맨홀로 하늘의 구멍을 막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MOSFET의 역할 : 스위치
결국 MOSFET은 간단히 말하면 스위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상적인 스위치는 open 된 상태(off 상태)에서는 저항이 무한대고, close 된 상태(on 상태)에서는 저항이 0인 소자입니다. 저항이 무한대면 스위치를 통해서 전류가 흐를 수 없게 되고 오픈된 스위치 양단에 두 노드 간의 전압 차가 생기게 됩니다. 반면 저항이 0이면 전류가 전압 강하 없이 흐르게 되어 두 노드 사이에는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결국 외부에서 스위치를 켜거나 꺼서 두 노드 간에 전류를 흐르게 할 수도 있고 전류를 못 흐르게 할 수도 있죠! 그렇다면 이상적인 스위치가 아닌 일반적인 스위치 상태에서는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일반적인 스위치에서는 off된 상태에서는 저항이 매우 크지만 무한대까지는 아니게 됩니다. 이로 인해 스위치가 off 상태에 있더라도 미세한 전류가 흐르게 되고, 이를 우리는 leakage current, 즉 누설 전류라고 부릅니다. 또한 스위치가 on 된 상태에서도 스위치는 0의 저항을 갖는 것이 아닌 수 Ohm 에서 수 KOhm까지의 저항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 스위치 양단에 전압 강하가 일어나게 됩니다. 어렵지 않죠? 우리가 어렵게 생각하는 MOSFET도 결국 이렇게 간단한 스위치로 모델링이 가능합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회로의 차이점
추가로, 전자공학을 배우면서 아날로그 회로와 디지털 회로에 대해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공부를 깊게 하기 전에는 아날로그 회로와 디지털 회로의 차이점에 대해서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요. 저 같은 경우에도 조금 부끄럽지만,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차이점이 명확히 이거다!! 라고 말하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 상, 깊이 공부하기 전에 둘의 차이점을 명확히 알고 넘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 첫 장임에도 내용을 넣어봤습니다. 아날로그 회로와 디지털 회로의 차이점이 뭘까요?
다시 맨홀 뚜껑으로 하늘의 구멍을 덮어봅시다. 이번에는 좀 더 심심한 나머지 맨홀 뚜껑으로 이것저것 실험을 해보았는데요. 먼저 하늘의 구멍을 완전히 막아도 보고 구멍에서 뚜껑을 완전히 치워도 봤습니다. 땅에 있는 우리의 인간들은 구멍을 완전히 막으면 비가 한 방울도 안 내린다고 보고 날씨가 엄청 화창하다고 생각하네요! 반대로 구멍을 가만히 냅두면 비가 쏟아져 내린다고 생각하고 집 밖으로 나올 엄두도 못 냅니다.
이번에는 다른 장난도 쳐보기로 합시다. 맨홀 뚜껑을 이용해서 하늘의 구멍을 반 정도 막아보기도 하고 조금만 막아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했더니, 똑똑한 우리의 인간들은 강수량을 분석하기 시작했네요! 예를 들어 반만 막았을 때는 강수량이 10mm 그리고 조금만 막았을 때는 강수량이 30mm 이렇게요! 이렇게 유치한 장난을 해봄으로써 우리는 아날로그 회로와 디지털 회로의 차이점을 깨우쳐버렸습니다(?) 땅 위의 인간들이 비가 오는지 여부에 대해 판단하게 된다면 디지털(비가 오는지 1 or 안 오는지 0), 그리고 비가 얼만큼 내리는 지를 판단하게 된다면 아날로그인 것이지요. 신의 입장에서 땅 위의 사람들에게 비를 쏟아붓고 싶거나 혹은 아예 가뭄을 내리거나 하고 싶으면 맨홀 뚜껑에 세심한 컨트롤은 필요 없습니다. 그냥 뚜껑으로 구멍을 아예 덮던지! 아니면 구멍을 아예 뚫린 채로 냅두면 되지요!! 하지만 미세하게 강수량을 조절하고 싶다면 맨홀 뚜껑에 세심한 컨트롤이 필요하겠죠. 구멍을 얼마나 열고 닫을지를 정해야 하니깐요!
결국 우리가 연속적인 값을 갖는 신호에 관심 있는지 혹은 0과 1의 비연속적인 값을 갖는 신호에 관심 있는지에 따라 아날로그 회로가 필요한지 디지털 회로가 필요한지가 결정이 납니다. 연속적인 신호를 가공해 연속적인 값을 갖는 output을 원한다면 아날로그 회로, 그리고 비연속적인 신호를 가공해 비연속적인 값을 갖는 output을 원한다면 디지털 회로를 사용해야 하는 거지요! (여기서 연속적이라는 뜻은 나오는 output 값이 연속적이라는 뜻입니다. 아날로그 회로와 디지털 회로 모두 시간에 따라 연속적인 값을 갖고 있는데 디지털 회로는 0과 1의 두 가지 비연속적인 output밖에 못 내는 반면, 아날로그 회로는 0, 0.2, 0.25, ... 등의 무수한 연속적인 output을 가질 수 있죠) 실제로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신호는 모두 아날로그 신호 이기 때문에 front-end 즉 센서 등으로 아날로그 회로를 사용하고, 이를 통해 얻어진 전기적 신호를 ADC를 통해 디지털 신호로 변환시킨 뒤 디지털 회로를 통해 DSP를 합니다. 디지털은 0과 1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더 간편하니깐요. 오늘은 간단한 MOSFET 원리를 비유를 통해 알아보고 아날로그 회로와 디지털 회로의 차이점을 알아보았습니다.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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